2023-11-04
'에어웨어(Airware)' 는 우리 팀 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내가 고안해낸 용어다. 하드웨어는 변형이 어렵고, 소프트웨어는 변형이 가능하다면, 에어웨어는 소프트웨어보다도 더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마치 '공기'처럼 형체가 없어서 아주 쉽게 변경될 수 있는 '가상'의 제품을 뜻한다.
왜 이런 용어를 만들게 되었을까? 나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사람들이 의사소통할 때 서로의 마음 속에 있는 제품의 형상이 저마다 다른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서로의 형상이 많이 차이 나면 차이 날수록, 잘못된 제품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이 형상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개념화하거나 지칭하는 용어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를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에어웨어라는 용어는 이런 상황에서 명료함을 준다. "우리의 에어웨어가 일치하고 있을까요?"라고 미팅 중간 중간 물어보면 형상이 모두에게 잘 공유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에어웨어의 일치성)
또한 이러한 용법도 있다. "에어웨어가 명료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검색 액션을 한 이후에는 어떤 화면이 나오는 거죠?" 실제 소프트웨어로 개발하기 전에 에어웨어가 견고해야 실 제품의 결함이 적을 것이다. 그러므로 에어웨어 단계에서 상세한 기획서나 디자인을 통해 견고한 에어웨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할 수 있게된다. (에어웨어의 견고성)
에어웨어는 또한 제품이 "실제로 유저에게 유용한가"를 검증할 때에도 유용한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바로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에어웨어도 유저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실제 제품이 아닌 가상 단계더라도, 사용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개선사항을 발견하고 그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프로토타입 도구를 사용한 프로토타이핑, 디자인 도구를 사용한 목업, 또는 Fake Door 방법 등을 통해 실천할 수 있다. (에어웨어의 검증성)
에어웨어라는 레이어를 제품 개발 단계에 포함시켜보라. 모두가 같은 스테이지에 있는지, 제품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기획과 아이디어가 충분히 숙성 되었는지, 그리고 유저에게 정말로 유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건지 검증하기가 더 수월해진다.